학교라는 공간에서는 혐오/차별을 막는 데 교사의 역할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물론 교사 1명이 혐오표현에 반대한다고 해서 학생들이 혐오표현을 갑자기 안 쓰는 건 아니지만, 소수자 학생의 입장에서는 큰 힘이 돼요. 저희 학교에 원어민 선생님 한 분이 계신데, 영어 수업시간에 페미니즘을 다루고 인권동아리 지도교사가 되어주실 만큼 이 이슈에 민감해요. 그러다 보니 저도 확실히 안심이 되고, 지지 받는다는 기분이 들 때가 많아요. 그런데 그런 감수성이 없는 선생님들에게 차별/혐오에 대해서 이야기할 일이 있을 때는 긴장이 되고 스트레스를 받아요.
교사의 의무가 단순히 혐오표현을 안 쓰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모든 학생이 평등하고 안전한 학교생활을 하는지 마땅히 관심 가지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들 어떤 선생님을 만나보셨는지, 혐오표현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교사도 있었는지 궁금해요!
트리
슬프게도 학교를 다닐 때는 만나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런데 페미니즘이라고 이야기를 하면 손가락질을 하는 사람들이 많기에 학교에서 이런 이야기를 더 못하는 것 같기도 하구요.(계속 붙어서 집단생활을 하는 공간이기에)
그렇기에 '우리에겐 페미니스트 선생님이 필요합니다 캠페인' 같은 것이 진행되었다고 생각해요.(https://murinono.com/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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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리_
중학교 2학년은 일주일에 한 번 보건 수업을 들어야 해요. 그때 보건 선생님이 페미니즘이나, 퀴어에 관심이 있으셔서 제 기준으로는 꽤 만족스러운 성교육을 들었어요. 하지만 같은 수업을 들은 학생들 중 몇 명은 선생님이 메갈이라고 욕했던 경험이 있네요;;; 감수성이 없는 선생님의 수업을 들을 때면 숨이 턱턱 막히는 기분이었어요. 정말 아무렇지 않게 "요즘 여자들은 복에 겨웠다. 여자들이 이기적이어서 출생률이 낮다." 같은 말씀을 하시는 선생님들도 계셨어요. 혹은 " 동네에 머리 짧은 여자애가 있는데 알고보니 걔가 레즈비언이더라. 레즈비언들은 다 머리가 짧은가보다. 레즈비언이 잘못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좀 그렇다. 내 딸이 레즈비언이 아니라서 다행이다. "같은 말들을 들었어요. 저는 머리가 짧아서 선생님이 제게 "머리를 여자애가 왜 이렇게 짧게 잘랐냐. 여자 반이 아니라 남자 반에 들어온 줄 알았다. 왜 남학생이 교실에 있냐." 같은 말을 하신 적이 있어요. 친구들이 같이 화내줘서 조금은 위로가 됐어요. 그래도 혐오표현을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선생님들이 있다는 건 숨이 턱턱 막히는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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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hyun003
오 보건선생님이 직접 성교육 진행하시는구나... 저희는 외부 강사 초빙해서 성교육을 들었어요. 한번은 인권적인 관점에서 젠더, 섹슈얼리티 문제를 깊이 있게 다뤄주셔서 정말 좋았고, 그 교육 듣고 성차별에 문제의식 갖게 된 친구들도 있었어요! 근데 또 한번은 다른 강사를 초빙해서 에이즈 예방교육을 들었는데, 자꾸 에이즈 환자 수를 동성애자와 이성애자로 비율을 나누고, 그런 그래프를 보여주셔서 진짜 답답했어요. 에이즈는 성적 지향과 관련없이 걸릴 수 있는 질병인데, 그걸 왜 굳이 분류하는 건지...😡 아무래도 외부 강사 고르는 게 학교 재량이다 보니까 너무 강사들과 교육의 질이 천차만별인 것 같아요. @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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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
@dohyun003 성교육을 들을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보니 한번 들은 것이 계속해서 생각으로 남는 것 같아요. 그런 관점에서 보면.... 한번의 잘못된,혹은 차별적인 내용을 듣게 되면 그것이 맞다고 여기게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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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니
저는 공교육에서 성교육을 받아보지 않은 거 같아요.. 기억이 안나는 건지 없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인상적이지 않아서 기억이 안나는 게 아닐까 해요. 공교육에서 진짜 열린 사고로 다양성을 수용하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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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
@제이니 최근에는 모르겠지만 과거에는 공교육에서 성교육은 그냥 1시간짜리 비디오를 틀어주고 끝이었던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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